한여름처럼 뜨겁거나 한겨울처럼 너무 춥지 않아서 좋았던 대회이다. 매년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 조금 오는 정도의 날씨였다. 달리느라 피곤하고 지쳐 있을 때 흥겨운 농악이 다리를 가볍게 해 주었고, 관객들의 격려가 정신을 차리게 해 주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최고의 점수를 주고 싶은 점은 주자가 전 코스를 마음 놓고 자기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차량통제나 관객들의 통제 등이 완벽한 대회였다. 사실 주자가 달리는 것 외에 다른 것에 신경쓰이면 제대로 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그런 면에서는 우리나라 마라톤의 최고봉이 아닐까 한다.
급수 지점도 거의 정확하여 거리 측정에도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 급수대에서의 이온음료와 물 그리고 간식들의 배분도 주자가 자기의 기량을 조절할 수 있어 좋았던 대회이다.
자연적인 면에서는 수려한 경관, 맑은 공기, 시원한 바람 등이 타대회와 비교된다.
■아쉬운 점
출발전 부터 비가 내리더니 5km까지 소낙비 정도로 많이 내렸고, 뒤이어 찬바람이 불면서 손목, 손가락 그리고 발가락까지 얼얼하게 하여 체력 소모가 많아졌고 달리기에도 쉽지 않았다. 찬바람이 불면서 진행되는 속도도 제법 떨어졌는데 거기다가 기온도 더 떨어져 춥고, 떨리고 몸이 얼어버리는 상황이 발생되었다.출발 후 3시간30분이 지나면서 또 다시 비가 내려 들어오는 주자들의 몸을 더욱 무겁게 하였다.
매년 생각하지만 10월 중순에 개최하면 어떨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종합평가
길거리의 응원과 환호성, 낙엽 떨어지는 가을산을 얼핏 봐 가면서 피니쉬 라인에서의 관중들의 환호성을 생각하면서 그 먼 거리를 단숨에 뛰었다.
일 년에 16개 정도의 작고 큰 대회를 참가하지만 춘천마라톤만큼 차량통제, 응원과 환호, 급수 계획, 응급구조 그리고 자원봉사자들의 적극성이 돋보이는 대회는 아마도 없을 것이다.
참가자, 자원봉사자, 관객까지 모두가 자부심을 느끼는 대회는 거의 없으며, 이러한 것들이 내년을 또 기약하는 내가 된다.
또 한번의 가을의 전설을 위하여........
(8.7점)